여기는 본부, 들리는가.
나는 지금 가장 먼 곳에 표류 중이다.
먼지가 내려앉은 책상 위가 나의 관제실
커튼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나를 감시하는 레이저
한 걸음만 나가면 세상은 나를 삼킬 듯이 굴어
내게 밖이란 곳은 숨 쉴 산소가 없는 외계의 토성
사람들은 말하지,"젊은 놈이 왜 그러고 사느냐고"
그들의 목소리는 나에겐 이해할 수 없는 외계 신호
나가고 싶어, 나도 그 평범한 궤도에 오르고 싶어
하지만 내 심장은 중력을 이기지 못한 채 바닥에 붙어.
세상 밖으로 날려줘, 내 꿈은 우주비행사
이 좁은 방을 벗어나 저 푸른 하늘을 보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엔진은 자꾸만 꺼져가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만의 궤도를 돌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날 구하러 와준다면.
신발장은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박물관
현관 손잡이는 차갑게 얼어붙은 절대 영도의 벽
TV 속 사람들은 다들 주인공처럼 빛나는데
내 방 거울 속엔 그림자조차 희미한 유령 한 명
"할 수 있어"라는 말은 내게 가장 잔인한 명령어
난 그냥 이대로 고요한 진공 속에 잠들고 싶어
아니, 사실은 누군가 내 방문을 부숴주길 바라
내 비겁한 침묵을 깨고 나를 밖으로 끌어내 주길 바라.
세상 밖으로 날려줘, 내 꿈은 우주비행사
이 좁은 방을 벗어나 저 푸른 하늘을 보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엔진은 자꾸만 꺼져가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만의 궤도를 돌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날 구하러 와준다면.
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은 너무 따스한데
내 발바닥에 닿는 장판은 너무나 차가워
준비는 끝났어, 아니 아직 부족해
카운트다운은 벌써 수천 번도 더 넘게 세었는걸.
세상 밖으로 날려줘, 내 꿈은 우주비행사
이 좁은 방을 벗어나 저 푸른 하늘을 보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엔진은 자꾸만 꺼져가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만의 궤도를 돌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날 구하러 와준다면.
오늘도... 이륙은 실패인가.
내일은 꼭, 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