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과 죽음이 담긴 일기장 - 마지막 대화 (Acappella ver.) - 팻두
보험금이 그렇게 필요했었어
그렇게 필요했었어
혹시 꿈이 아니었을까
한 순간 느껴지는
살을 찢는 듯한 복부의 고통
내 몸에 걸친 건 확실히 환자복
이불 맡에 써 있는 세브란스 병원
순간 밀려 오는 혼란과 뇌의 대반란
이제 대단락을 마무리 질 시간이야
오른팔에 꽃혀 있는 링거 바늘을 빼고
피카츄가 그려진 슬리퍼를 신고
냉장고를 열어 쥬스 뚜껑을 땄어
자살이란 행사에 앞서 나 목을 축였어
옆에서 주무시는 어머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나 멍하니 비싼 돈 들여 키워 놨더니
죄송해요
비상구 옆에 문을 열고 옥상 향했어
한발 계단에 들어갔어
두발 세상 좆같네
세발 하하하
네발 가족들 내 친구들
다섯발 흐흐흐
여섯발 후
일곱발 씨발 배고파
어덟발
아홉발 미안해 다들
열발 사랑해
열 한발 하하
열 두발 오 나름 떨리는데
열 세발 하
열 네발 아 씨발 다리아파
열 다섯발
열 여섯발 여 도착
차가운 바람이 내 빰을 스쳤다
망설임 없이 난간에 발을 올렸다
어 근데 이게 왠일 참 별일
옆에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이
난간에 서 기도하는 모습에
동병상련 그만 말을 건넸네
혹시 당신도 뛰어 내릴 생각
그래 나도 확 뛰어 내릴려고 여기왔지
혹시 신의 마지막 선물
이거 신문 첫 페이지를
장식할 듯한 기분
그래 혼자보단 둘이 좋지
까짓 거 너는 왜 죽을려고 이리 애써
난 아버지에게 찔렸어
보험금 나보다 사랑했나봐
집에 쌓일 현금
근데 보란 듯이 나 살아 있잖아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잖아
내 나이는 자꾸 늘어 가는데
나 좆도 가진 것이 없는
내 현실엔아무 것도 살아 있는 것이
더욱 뼈를 깎는 고통
빌어 먹을 내 인생은 씨발 좆같어
헤헤 둘 다 세상에 미련 따윈 없구려
그냥 손 잡고 같이 뛰어 볼까나
그럼 왠지 사람들이 의심할 거 같애
누가 먼저 뛸지 정해 보자 미친
그럼 가장 간단하게 가위 바위 보로
정하는 건 어때 공평성 최고
이거 완전 막장 갈 데까지 갔다
내 목숨을 걸다니 가위 바위 보
아 씨발 내가 졌군
쳇 먼저 갈께 천국에서 기다릴께
마지막 대화 즐거웠어 친구
분명 여기보다 좋을 거야 천국
10층 고마워 다들
9층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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