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아
피어나는 건, 원래 그렇게 오는 거니까
조금씩 눈이 녹아
하얀 마음 위로 빛이 내려
익숙하던 어둠 속에
처음 보는 온도가 퍼져가
멈춰 있던 나의 계절
고요하게 떨리던 마음이
작은 숨결 하나에도
반짝이며 흔들리고 있어
손끝에 머문 햇살
내 이름을 부르듯 다가와
지나간 겨울의 그림자마저
부드럽게 안아주네
피어나, 나의 마음아
굳어 있던 시간 위로
따스하게 번져가
조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우린 다시 걸어갈 거야
피어나는 이 계절 속으로
잊고 싶던 모든 날들도
이젠 나의 뿌리가 돼
나뭇가지 위로 쌓인
희망 같은 새싹 하나가
아무 말 없이
봄을 믿고 자라나는 것처럼
막막했던 지난날도
결국 내게 닿을 순간을 위해
잠들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아
흩어졌던 기억들이
꽃잎 되어 날아오르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내 심장도 봄을 닮아가
피어나, 나의 마음아
어제보다 조금 더
눈부시게 번져가
두렵던 발걸음도 괜찮아
서투른 꿈이어도 좋아
지금 이대로면 충분해
다시 숨을 쉬는 이 순간
이미 나는 피어나고 있어
언젠가 나는 웃으며 말할 거야
그 모든 겨울도 의미였다고
차가웠던 시간까지도
나를 안아주던
피어나, 나의 마음아
더 이상은 숨지 않아
세상을 향해 번져가
지금 이 순간 그대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
멈춰 있던 나의 계절이
드디어, 나를 불러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는 피어나고 있어
(피어나… 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