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도화지 아래
먹물을 흘리며
춤을 추는 자태가
아름답다 하시면
죽을힘을 다해
춤을 춰드리오다
새벽공기를 먹고
자라는 시의 낱말
굶주림에 바스러진
사랑하런 나의 단어
유일한 관객을 위한
어느 극단의 연극
객석에 고스란히
남겨놓은 눈물
우----나의 바람아
우----나의 나비야
우----내 풀 내음아
향기조차 발 걸음을 끊었구나
해가 숨고 달이 숨고
시리구나
달빛에 그을려버린
그림자의 사무침
주인을 잃어버린
허공 속의 외침
우----나의 바람아
우----나의 나비야
우----내 풀 내음아
품속에 녹는 얼음의
공포를 헤아리지 못한 채 끌어안은
나를 용서하소서
이 세상의 것을
사랑하지 않겠소
우----나의 바람아
우----나의 나비야
우----내 풀 내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