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면 불이 켜지는 골목
생선 손질하는 소리에 하루가 시작돼
할머니는 아직도 그 자리 지키고
삼십 년째 같은 곳에서 나물을 팔아
좁은 통로 사이로 사람들이 스쳐 가고
익숙한 얼굴들과 눈인사를 나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밥집
그 옆엔 녹슨 간판 단 포목점이 있어
시장 골목엔 시간이 다르게 흘러
여기선 모두가 서로의 이름을 알아
변해가는 세상 속 변하지 않는 곳
시장 골목 그 안에 내 기억이 남아
오후 두 시쯤 되면 손님이 뜸해지고
아주머니들은 평상에 앉아 쉬어 가
누가 결혼했고 누가 이사 갔는지
소소한 이야기들이 골목을 채워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고추와 마늘
저울 위에 올려진 무거운 삶의 무게
할아버지는 오늘도 막걸리 한 잔
저녁 여섯 시면 셔터 내리는 소리
시장 골목엔 시간이 다르게 흘러
여기선 모두가 서로의 이름을 알아
변해가는 세상 속 변하지 않는 곳
시장 골목 그 안에 내 기억이 남아
언젠가 이 골목도 사라질까
언젠가 이 사람들도 떠날까
하지만 오늘은 여전히 여기 있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어
시장 골목엔 시간이 다르게 흘러
여기선 모두가 서로의 이름을 알아
변해가는 세상 속 변하지 않는 곳
시장 골목 그 안에 내 기억이 남아
시장 골목
내가 자란 곳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