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시가 넘은 골목 끝
낡은 간판 아래 불빛 하나
메뉴판엔 커피 얼룩 자국
카운터에 앉아 주문해 soju 한잔
단골손님 얼굴은 다 외워
각자 사연 하나씩은 품고서
김이 모락모락 라면 끓는 소리
새벽 두시엔 다들 솔직해지지
형광등 아래 우린 낯선 사람
하지만 여긴 뭔가 편안한 곳
한밤의 식당 문을 열면
세상은 잠시 멈춰 있는 듯해
뜨거운 국물에 얼굴 데이고
식어가는 마음 녹여내
한밤의 식당 여기선 괜찮아
사장님은 말이 별로 없어
But 김치찌개 맛은 엄마 손맛
구석 자리 혼자 앉은 여자
눈물 닦는 척 핸드폰만 봐
옆 테이블 아저씨 코 골아
야근 끝나고 왔나 넥타이 풀어
창밖엔 택시 불빛만 지나가고
우린 각자 이유로 여기 머물러
형광등 아래 우린 낯선 사람
하지만 여긴 뭔가 편안한 곳
한밤의 식당 문을 열면
세상은 잠시 멈춰 있는 듯해
뜨거운 국물에 얼굴 데이고
식어가는 마음 녹여내
한밤의 식당 여기선 괜찮아
누구나 하나쯤 안고 살잖아
말 못 할 비밀이나 후회 같은 거
그래서 이 자리가
필요한 거야
한밤의 식당 문을 열면
세상은 잠시 멈춰 있는 듯해
뜨거운 국물에 얼굴 데이고
식어가는 마음 녹여내
한밤의 식당 여기선 괜찮아
여기선 괜찮아
새벽 세시 반
아직도 불은 켜져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