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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 던진 코트는 소파 위에 구부정한 자세
어제 마시다 만 생수병엔 작은 기포들
먼지가 내려앉은 스피커 유닛 위로
도시의 가로등 빛이 아주 얇게 사선으로 그어지네
난 불을 켜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서
방 안의 정물들이 숨 쉬는 소릴 들어
움직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 섞여
나도 하나의 정물이 되어가는 시간
냉장고 돌아가는 낮은 기계음만이
이 방이 아직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난 숨을 들이켜는 소리조차 미안해져
Still Life, 멈춰버린 나의 방
움직이지 않는 추억들과 낡은 가구들
도시의 논리는 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난 고요한 프레임 속에 갇힌 채
오늘의 마지막 페이지를 가만히 응시해
충전기 줄은 뱀처럼 엉킨 채 바닥을 기고
읽다 만 책의 모서리는 조금 접혀있어
모든 게 그대로, 나만 빼고 모든 게 제자리
난 이 정적의 무게를 견디며 외투를 벗어
0시 47분, 시간은 흐르는데
이 방 안의 공기는 박제가 된 듯 단단해
난 이제야 비로소 안전하다고 느껴
Still Life, 멈춰버린 나의 방
움직이지 않는 추억들과 낡은 가구들
도시의 논리는 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난 고요한 프레임 속에 갇힌 채
오늘의 마지막 페이지를 가만히 응시해
정지된 화면.
나라는 이름의 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