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하고 앉아 있었지
숨만 쉬는 돌같이
시곗바늘 떨리는 소리
귀에만 박히던 밤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아
갈 곳 하나도 없는데
텅 빈 방에 앉아
내 마음만 빙빙 돌아
지나가 버린 새벽
이젠 그냥 지나가
붙들던 두 손도
풀어 둔 채로 놔둔다
울컥울컥 차오르던
그 이름도 흐려져
지나가 버린 새벽
이젠 그냥 보내준다
창틀 위에 쌓인 먼지
하루치로는 모자라
몇 해 치의 나를 보고
혼자서 얼굴 돌렸지
버티려고 세던 숫자
이젠 셀 이유도 없어
끝까지 긴장한 어제는
침대 밑에 밀어 넣어
다시는 안 올 것 같던
그 마음 아직 여기 있네
근데 이제 덜 아프다
이 정도면 숨 쉴 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