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스치던 창가엔
조용히 밤이 내려와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모른 채
하늘만 바라보았어
괜찮냐는 그 한마디는
늘 바람처럼 스쳐가고
참아왔던 눈물 하나가
가슴 안에 숨을 고르게 해
그래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
언젠가는
다시 피어날 나를
조용히 믿고 있어서
나는 아직 여기
무너지지 않은 채
아픈 마음을
다시 안아줘
바람이 거셀수록
마음은 더 단단해져
끝까지 남아 있는 건
포기하지 않는 꿈
손에 남은 건 많지 않아도
잃어버릴 것도 없으니까
울음을 삼킨 하루들이
조금씩 날 키워줬어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이
여기까지 와도
내가 나를 놓지 않아서
오늘도 걸어와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을 안은 채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어
여기까지 왔어
나는 아직 웃고 있어
긴 어둠 지나
이 자리에서
다시 숨 쉬며
넘어진 기억마다
의미가 남아 있고
끝까지 남아 있는 건
일어나던 용기야
혹시 지금
잠시 멈춰 있다면
그곳 또한 길 위
숨이 차서
고개를 숙였을 뿐
포기한 건 아니야
나는 다시 나아가
누구도 대신 못 갈 곳
흔들려도 괜찮아
멈추지만 않으면
이 모든 시간 끝에
남는 건 하나
끝까지 버틴 사람만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환해
그것으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