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네 끝도 없어
이놈의 스크롤은 끝이 없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 넋은 어디로 가나 몰라
불 꺼진 방안엔 액정만 빛나
눈은 따가운데 손가락은 신나
재미도 없는 걸 왜 계속 봐
내일 아침엔 또 후회할 거잖아
남들 먹는 거 남들 노는 거
구경하다 보니 내 밤은 다 갔어
침대 속은 늪이고 난 거기 갇혀
오늘도 새벽은 소리 없이 닥쳐
심장은 느릿하게 뇌는 더 흐릿하게
파란 빛 속에 나를 다 가두게
밑바닥이 어딘지 난 잊어버렸네
끝도 없네 끝도 없어
이놈의 스크롤은 끝이 없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 넋은 어디로 가나 몰라
잘난 놈들 잘난 맛에 사는 세상
필터 씌운 가짜 미소들이 내 대상
부러우면 지는 건데 이미 난 졌어
마음 한구석에 검은 물이 번졌어
좋아요 숫자가 내 값어치인 양
의미 없는 하트만 계속 날려 난
업로드 버튼 뒤에 숨겨둔 내 한숨
로그인과 동시에 사라지는 내 마음
심장은 느릿하게 뇌는 더 흐릿하게
파란 빛 속에 나를 다 가두게
밑바닥이 어딘지 난 잊어버렸네
끝도 없네 끝도 없어
이놈의 스크롤은 끝이 없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 넋은 어디로 가나 몰라
어둡고 차가운 이 데이터 바다
의미 없는 영상만 가득 차다
아침이 오는지 밤이 깊었는지
알 필요 없어 난 이대로 정지
한 칸 더 내려가 한 칸 더 깊숙이
나를 지워가는 이 무한의 움직임
끝도 없네 끝도 없어
이놈의 스크롤은 끝이 없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 넋은 어디로 가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