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불빛 아직 켜져 있네
발자국 소리 스스로 줄여 걷지
바닥에 떨어진 먼지까지
괜히 오늘따라 더 또렷해 보여
살금살금 숨 고르다 멈춰
문틈 사이 새는 밥 냄새
괜히 목에 뭐가 걸린 것처럼
꿀꺽 삼키고 귀부터 젖어와
문앞에 앉아 꼬리만 둥글게
가만 가만 둥글게 말아
눈은 자꾸만 현관 손잡이로
돌아가 돌아가 돌아가
혹시나 열릴까
혹시나 네가 올까
작게 킁킁대는 밤
거실 시계 한 칸씩 다가오네
초침 소리 나만 크게 들려
오늘 바닥에 흙 조금 묻었는데
발바닥이 스스로 작아진다
식탁 밑 그림자 길게 늘어나
그 안으로 몸을 접어 넣어 봐
따뜻했던 손가락 기억 꺼내
코끝으로 조심조심 더듬어
문앞에 앉아 꼬리만 둥글게
가만 가만 둥글게 말아
눈은 자꾸만 현관 손잡이로
돌아가 돌아가 돌아가
혹시나 열릴까
혹시나 네가 올까
작게 킁킁대는 밤
낮에 네 웃음 바닥에 흘렸지
그 자리만 빙빙 맴돌다
이름 부르던 그 목소리
귓속에서 작게
더 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