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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해진 바람에 창을 열어두고
여름옷을 하나 둘 개어 넣다가
너와 떠났던 그 바닷가에서 입었던
하얀 셔츠가 손끝에 머물러
햇살에 번지던 네 웃음소리
바람결에 춤추던 우리 발자국
옷 속에 남아 있는 그때의 향기에
잠시 정리를 멈춰 서 있었어
옷장 속에 숨어 있는 계절
너와의 시간 아직 그대로인데
꺼내지 못한 내 마음은 아직도
그 여름에 머물러 있어
다시 손길 닿은 검은 코트 안에
마지막 인사를 나눴던 그날이 있어
떨리던 목소리, 차가운 눈빛
그 옷깃에 스민 눈물이 아직 젖어 있어
사라져 버린 너의 따뜻함에
내 가슴은 아직도 시린데
계절은 변해가도 이 옷처럼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옷장 속에 숨어 있는 계절
너와의 시간 아직 그대로인데
꺼내지 못한 내 마음은 아직도
그 여름에 머물러 있어
버려야 할지 간직해야 할지
추억은 늘 그렇게 날 흔들어
가을이 오면 나는 또다시
너를 떠올리게 돼
옷장 속에 숨어 있는 계절
한 땀 한 땀 너와의 기억들이
정리되지 않은 내 마음 깊숙이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어
여름을 접어 넣고, 가을을 꺼내도
너와의 계절은 끝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