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멎은 자리에
그대만 오지 않네
젖은 길에 남은 불빛
하나둘씩 꺼져 가고
함께 걷던 작은 골목
오늘따라 멀어 보이네
다 지나간 일이라며
몇 번이나 달래 보아도
빗물보다 늦게 마르는
마음 하나 남아 있네
비가 멎은 자리에
그대 이름 남아 있네
바람 따라 지워질까
한참을 바라보았네
비가 멎은 자리에
나만 홀로 서 있네
돌아오지 않을 사람을
아직 보내지 못했네
계절 따라 변한 거리
낯선 얼굴 오가는데
마지막에 건넨 그 말은
아직 귀에 머물러 있네
비가 멎은 자리에
그대 생각 남아 있네
다시 비가 내린다 해도
그날로는 못 가겠지
길은 모두 말랐는데
마음은 아직 젖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