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숨이 피어오른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번지는 빛
누가 지나간 자리엔
아직 온기가 남아
얼어붙은 마음 아래
작은 파도가 일고 있어
아무 말 없이 그저 듣고 있어
이름 없는 계절이 와도
우린 그대로 머물겠지
흰 숨이 공중에 번질 때
서로의 온도를 느껴
멈춰 있던 모든 시간
조용히 풀려가듯 흘러
닿을 수 없는 것들이 가까워져
창문 너머의 흐릿한 세상
희미한 웃음이 번져
귓가에 스미는 기억들
어디선가 날 부르고
그 소리에 다시 눈을 감아
조용히, 아주 천천히
세상은 다시 숨을 쉰다
흰 숨이 사라지기 전에
잠시 눈을 맞춰볼까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우린 여전히 따뜻하니까
그저 한 번 더, 숨을 내쉬며
겨울의 끝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