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샤크가 항구를 깨우고
무대의 천이 바람에 오른다
할머니가 남긴 여덟 마디를
오늘 우리가 끝까지 부른다
캐스트리스 항구의 오래된 집
손녀 마야가 상자를 열었다
빛바랜 악보 마지막 줄에는
빈 마디 둘이 그대로 남았다
한국에서 온 젊은 편곡가는
말없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서로의 말을 다 알진 못해도
첫 선율에서 같은 곳을 보았다
할머니가 멈춘 그 자리부터
마야의 목소리가 길을 낸다
샤크샤크가 박자를 흔들자
항구 사람들이 무대로 모인다
마지막 마디를 불러
멈춘 이야기를 이어
한국과 세인트루시아
서로의 박자로 대답해
떠난 사람의 목소리는
우리의 입술에서 살아
마지막 마디를 불러
오늘 이 무대를 완성해
리허설 도중 전기가 끊기고
검은 무대에 파도만 들렸다
편곡가는 휴대전화 불빛으로
피아노 건반의 자리를 비췄다
어부들은 빈 통을 북처럼 치고
아이들은 후렴을 따라 불렀다
완벽한 장비가 사라진 뒤에야
곡의 진짜 심장이 드러났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보다
누가 끝까지 이어 가는지가
기억을 내일로 데려간다는 걸
모인 두 손이 가르쳐 주었다
마지막 마디를 불러
꺼진 무대까지 밝혀
한국과 세인트루시아
서로의 숨으로 대답해
떠난 사람의 목소리는
새로운 세대에서 살아
마지막 마디를 불러
우리의 이름으로 완성해
마야가 홀로 첫 음을 꺼내고
피아노가 낮은 화음으로 받는다
샤크샤크 한 쌍이 길을 열자
수백 개의 발이 박자를 밟는다
비어 있던 악보의 두 마디에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적힌다
마지막이 아닌 마디
다음 사람에게 이어져
한국과 세인트루시아
두 바다를 건너 대답해
할머니가 남긴 선율은
오늘의 아이들에게 간다
우리의 마디를 불러
더 넓은 무대를 시작해
항구의 모든 불이 켜지고
미완성은 새로운 약속이 된다
샤크샤크가 천천히 멈추고
파도는 같은 박자를 남긴다
닫힌 악보 위에 손을 얹으며
마야는 다음 곡을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