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삼 호선 너와 타던 그 칸
이젠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예전엔 심장이 내려앉았는데
오늘은 그냥 빈자리일 뿐이야
네가 좋아하던 그 카페 문 닫았대
한 달 전쯤 새 주인 들어왔대
가보지도 않았지만 왠지 알았어
이젠 거기 갈 이유도 없으니까
시간이 약이라던 말 믿지 않았는데
정말 천천히 무뎌지는 것 같아
네 생각 안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중인 걸
그리움의 끝이 이런 건가 봐
아프지도 않고 그립지도 않아
무감각한 건지 정말 끝난 건지
구분이 안 가지만 괜찮은 것 같아
이제 네 이름 불러도 떨리지 않아
그리움의 끝에 서 있어
친구가 네 소식 전해줬을 때
"아 그래?" 한마디로 끝났어
예전 같았으면 밤새 궁금했을 텐데
이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더라
옷장 정리하다 네가 준 목걸이
망설임 없이 버렸어 그냥
추억이라고 남겨둘 필요 없어
이미 내 안에 너는 없으니까
사랑이 식는다는 게 이런 건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
미워하지도 보고 싶지도 않은
딱 그 중간쯤 어디쯤인 것 같아
그리움의 끝이 이런 건가 봐
아프지도 않고 그립지도 않아
무감각한 건지 정말 끝난 건지
구분이 안 가지만 괜찮은 것 같아
이제 네 번호 지워도 두렵지 않아
그리움의 끝에 서 있어
누군가 물어봤어 아직도 좋아하냐고
잠깐 생각했어 뭐라 대답할지
"글쎄, 잘 모르겠어" 라고 했어
그게 정답인 것 같아 지금은
그리움의 끝이 이렇게 오네
조용히 천천히 소리 없이
극적이지 않아 담담할 뿐이야
이별보다 더 슬픈 건 익숙함인가 봐
이제 혼자여도 외롭지 않아
그리움의 끝을 지나쳐
어제 꿈에 네가 나왔는데
깨고 나서 아무 감정 없었어
그게 진짜 끝이라는 신호인 것 같아
그리움의 끝,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