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덟 시 오분
어제보다 빨리 나왔는데
역 앞 줄은 벌써
구불구불 뱀처럼 꺾여 있어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마법처럼
틈도 없는데 스르륵
난 어디에 낀 건지 몰라
왼쪽 다리는 떠 있고
오른쪽 팔은 누굴 껴안고
고개는 누구 어깨에
나 지금 체형 망가져
몸이 접혀요, 접혀 — Folding crazy
허리, 무릎, 발가락 몸이 접혀요, 접혀
등이 찌그러져요
제발 밀지 마세요 — Seriously
몸이 접혀요, 접혀
의자는 그림의 떡인가,
배 부풀려서 임산부 인척 하면 안되겠지
매일 이게 반복
누가 나 좀 꺼내줘요
버스도 만만치 않아
정류장 지나니 사람 꽉 차
문 앞에 따닥따닥
더이상 못 타요 못 타 — No way
손잡이 잡을 틈은 어디
엉덩이만 붕 붕 떠
브레이크 한 번에
앞사람 코에 헤딩 한 번 해주고
승차 거부? 그런 거 없고
그냥 대충 밀어넣고
기사님은 신호만 보면
가속, 급정거 콤보
몸이 접혀요, 접혀 — Folding crazy
허리, 무릎, 발가락까지 몸이 접혀요, 접혀
호흡 곤란 와요
제발 창문 좀 열어줘요 — Please
몸이 접혀요, 접혀
오늘도 땀 범벅
왜 다들 이렇게 참아
이건 좀 너무하잖아
지하철 한 칸 더! — One more train
버스 두 대 더! — Two more bus
허리 접힘 방지 기계라도
증차를 간절히 원해요
정거장마다 소망을 담아
“제발, 여기까지 그만!”
못 타요, 못 타 — No way
이젠 제발
숨 쉴 공간 좀 주세요 — Please
몸이 접혀요, 접혀 — Folding crazy
출근인지 전쟁인지
누가 내 몸 좀 펼쳐줘요
몸이 접혀요, 접혀 — Folding crazy
어제도 지각, 오늘도 지각
줄은 내일도 서있겠지,
저기 세치기 하는 사람 뭐야 뭐야
나도 오늘은 세치기 해야 돼, 아니면 또 지각
그래, 우린 강철 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