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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늘 비어 있어
쌀독에는 거미줄 치고
자식들 배고픈 울음소리만
마당을 채우는구나
에헤― 없는 살림 탓하지 않고
주린 배 졸라매며
오늘 하루 또한 지나가게 두었구나
강남 갔던 제비 한 마리
처마 밑에 들었을 뿐
박씨 하나 물어오라
기다린 적도 없었더라
에헤― 에헤―
다친 다리 매만지며
내 것인 양 하지 않고
갈 길이면 보내주었네
그저 무사히 날아가라 빌어주었네
자, 박을 타보자
먹을 것 없는 이 살림에
박 속이라도 끓여보자
시르렁 실근 톱질이야
에헤라 톱질이야
당겨 주소 밀어 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
우리 자식들 배불려보세
뚝! 하고 박이 갈라지니
눈앞이 번쩍! 쌀과 돈이
산을 이루고 비단 옷이
춤을 추니 이 집에
막혔던 숨이 한꺼번에 트이더라
에헤― 얼씨구나
기뻐 어깨춤이 절로 나고
자랑도 할 겨를 없이
복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구나
이리하여 흥부라 하는 이는
바란 것 없이 나눌 줄
아는 마음 하나로 세상을 다 가졌더라
복이란 것이 욕심으로
부르는 게 아니요
시르렁 실근 살다 보면
제 발로 찾아와 곁에 앉는 것임을
이제야 알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