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었다.
작게 머금은 숨으로도 긴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머리를 싸매고 귀를 따라 발장구 치다 보면 어떻게든 도달하고야 마는 순간들.
그래 이것은 그런 순간들의 기록이다.
발을 조금이라도 옮기는 즉시 무너질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 서 있다.
서둘렀다면 서둘렀고, 멍청하다면 멍청했던 시간들을 지나
거짓말처럼 돌아가고 있는 이곳에서
나는 내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그려낼 숨결을 훔치고 있다.
그래 이것은 일종의 고백이다.
나를 향해 혹은 내가 아닌 모두를 향해 외쳐보고 싶었던 잠깐의 조각.
모래알보다도 가치가 없는 이 작은 파편이
바다가 되고 육지가 되리라는 기대는 애당초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나를 위해 이 모든 것은 철저히 쓸모가 없어야 한다.
그러한 쓸모로 나는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꿈이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