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쏟아지는 무채색의 소나기
뜨거웠던 아스팔트의 비명을 잠재워
와이퍼는 일정한 리듬으로 풍경을 지우고
난 젖은 유리창 너머로 번지는 세상을 봐
빌딩들은 물안개 속에 흐릿한 실루엣
사람들의 우산은 알록달록한 점이 되어 흩어져
복잡했던 논리들도 빗물에 씻겨 내려가고
내 마음엔 눅눅한 정적만 고여 가네
차창에 부딪히는 물방울의 불규칙한 타격
그 소리에 맞춰 나른하게 고개를 까딱여
지금 이 순간, 도시는 잠시 숨을 고르네
Rain Loop, 반복되는 빗소리의 위로
씻겨나가는 소음들, 투명해지는 고독
난 이 좁은 차 안에서 밖을 내다봐
세상은 멈췄고, 오직 나만 흐르고 있어
Blue Hour, 비에 젖은 이 도시의 끝에서
다시 젖어 드네
Loop... loop... loop...